연금 개혁과 공무원들 생활수준은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일단 70년대 얘기는 반론할 필요도 없는 얘기니 넘어갑니다.


1. 임금은 시장이 결정한다.
공공부문이 더 비탄력적일 뿐이지 사기업의 임금도 완전히 탄력적이진 않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연공서열제도 있고, 보통 직급과 업무에 따른 월급이 결정되어 있죠.

사기업은 성과에 따른 보너스나 승진 등의 인사처리를 통해 이것을 보완해왔고
커리어에 걸쳐 최종적으로는 생산성이 뛰어난 사람이 더 많이 받게 되어있습니다.

이것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조직은 이제 곧 망할 회사밖에 없죠.

호황일 때는 비효율을 떠 안고 있어도 수익이 나지만
능력 있는 사람들은 슬슬 회사를 이탈하고 불황에 접어들면 와르르 무너지게 됩니다.

사기업은 이런 싸이클이 다양한 규모로 아주 빠르게 돌아가죠.
안 그러면 망하니까요.


2. 공공부문 역시 마찬가지다.
공무원이 하는 일의 시장가치를 대체 왜 못 정하죠ㄲㄲ
공공부문 고용시장에 대해 논문 쓰는 사람들은 불가능한 일을 하는 사람들인가요?

공공부문은 정부가 재정적으로 어려워지지 않으면 망할 일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공공부문이 영영 안 망하느냐? 그것도 아니죠.

그런데 인간은 멍청해서 5년 10년 못 내다봅니다. 지금 이렇게 쓰고 있는 저도요.
지척에 위기감이 없으니 비효율을 정리하는 작업에 소극적이게 됩니다.

그 결과 사기업처럼 빠르게 돌아가지 않는 대신 차곡차곡 비효율을 쌓죠.
그러다 불황으로 재정적자가 증가하면서 비효율을 정리하라는 압박이 들어오면,
한번에 싹 다 털어내는 겁니다. 바로 지금 연금 개혁 문제처럼요.

시장의 그런 압박을 위정자가 지지율 신경 쓰느라 무시하면?
IMF 혹은 디폴트행 열차 탑승입니다.

욕 먹는게 싫어서 이걸 못본 채 하겠다는 정치인은 포퓰리즘에 미친 거죠.

정부가 정책적으로 공무원의 임금을 조절하는 건 수단일 뿐입니다.
정부가 그런 행동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시장이고요.

겨울에 난방 펑펑했다 가스비가 많이 나와서 다음달이 걱정이라
좀 추울 때까지 보일러 온도를 내리는 거랑 마찬가지죠.


3. 공공부문은 비효율적이다.
시장과 경쟁에서 많이 벗어난 집단일수록 비효율적입니다.
그리고 공공부문은 그 정점을 찍습니다.

위기감이 없을 때 의식적으로 열심히 달리는 것은,
칼 들고 쫓아오는 미친놈이 있어서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것과 차원이 다릅니다.

물론 평소에 성실한 모습을 보이는 사람도 있고 개인 별로는 편차가 있습니다만
집단으로 보면? 더 강력한 동기부여를 가진 쪽이 더 열심히 하게 되어 있습니다.

Public sector inefficiency

그 결과는 이 키워드로 구글링 시 쏟아져 나오는 온갖 논문과 보도, 자료들이죠.


4. 정리 겸 보론
지금 정부가 하는 일은 정확히 말하면 공무원 연금 개혁이 아닙니다.
재정적자가 심화되자 공공부문 지출을 줄이는 중이죠.

감사원이랑 언론에서 공기업 때리기 하는 것도 그 일환이고요.

그런데 왜 하필 공무원 연금이 도마에 올랐냐?

제3차 재정계산(2013)과 국민연금 재정안정화 개혁의 추진방향

이게 뭔 소린가 하면 국민 연금은 IMF 이후인 1998년에 갈아 엎으면서
5년 주기로 재정계산을 하고 연금이 지속가능한지 판별, 그 혜택을 조절해왔단 겁니다.

그래서 2003년 2008년 2013년 다 돈 없으니 줄이자란 식으로 결론이 났고요.

간단히 말해 국민 연금은 제도적으로 5년 마다 강제 다이어트가 예약되어 있단 거죠.

공무원 연금은 여태까지 임금이 적다, 퇴직금이 적다는 식으로 이걸 잘 피해왔는데
베이비붐 세대가 한해 100만명씩 은퇴하면서 연금 지출의 막대한 증가가 예고되었고
재정적자에 압박을 느끼고 있는 정부가 더이상 미뤄둘 수 없는 일이 된 겁니다.

공무원들이 놀고 먹어서 개혁을 하는게 아니고
정부가 공수표 남발하는 사기꾼이 되느니 현실을 인정하자는 거죠.
(실재하는 공공부문의 비효율과는 별개로 말입니다.)

꼭 욕할 사람이 필요하다면,
98년도에 공무원 연금 개혁을 빼놓아서 여러분한테 헛꿈을 꾸게 한 사람을 찾아갑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타파할 수 있는 도깨비 방망이가 있긴 합니다.
어떤 분들이 알러지 일으킬 정도로 싫어하는 말이죠. 경제성장이요.

고도의 경제성장만 계속된다면 온갖 마법 같은 일들이 벌어집니다.
세율을 낮춰도 세수가 증가하고 공공지출을 늘려도 흑자가 나고..

문제는 어떤 폭발적인 동력도 만들지 못하는 공공부문에
성장을 주도해야할 젊은 사람들이 목 매고 있는 동안에는 헛꿈이라는 거죠.


5. 마지막으로
저도 가진 거 없는 소시민입니다.

다만 정치인들의 사기꾼 같은 소리를 믿지 않고
내 삶의 책임은 내가 지겠다는 사람일 뿐이죠.

연금 가지고 왈가왈부..
본인의 생존과 행복에 대한 책임을 남한테 떠밀어서 어쩌자고요?
심지어 그 대상이 천재적인 자산운용가도 아니고 비효율의 결정체인 정부라뇨ㅋㅋ
안 좋은 결과밖에 더 있겠습니까..

저는 모든 사람이 행복한 세상 같은 구라는 믿지도 않습니다.
어느 사이비 종교에서 나오셨어요?

제가 중산층에 놀러다녀요?ㅋㅋ 캬 그러면 참 좋겠네요.
제가 꼭 미국 가서 메이저리그 구장 하나씩 돌며 직접 관람하는게 꿈이라서요.

저희 부모님한테 물려 받을 건 똑똑한 동생과 함께 하는 삶이고,
그러실 재산 있으시면 평안하고 행복하게 노후 보내시길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덧글

  • 레이오트 2014/10/08 14:43 #

    뭐 다른 부분에서도 자주하는 이야기지만 공무원들을 보면 해주고 싶은 이야기 하나. 마음에 안들면 그만둬~
  • 멋부리는 눈토끼 2014/10/08 16:25 #

    4번이 정확한 지적 같습니다. 공공부문의 비효율성은 상존하는 것이었고 이제 와서 그걸 당위로 연금개혁을 한다는 건 그냥 개혁동력을 만들기 위한 라벨링에 불과하죠. 그러니 공무원 때리기보다는 재정건전성의 측면에서 접근하는 게 맞습니다. 다만 그 경우 민간과 유사한 수준으로 퇴직금과 급여를 정상화해야 된다는 건 분명합니다.

    그리고 캡쳐된 댓글 중 마지막은 거의 인신공격 수준이군요. 결국 너도 쁘띠 부르주아 아니냐 이건가요 ㅋㅋ

    + 제가 알기로는 공기업 때리기도 본질적으로는 정치적인 이유가 맞습니다만, 점점 통합재정이 확대되면서 기금으로, 지방으로, 다시 공기업으로 국책사업이 핑퐁당해서 공기업 재정이 개판이긴 합니다. 지난 정권에서 4대강 한답시고 수자원공사 돈으로 사업을 추진해서 적자난 게 다 그런 구조 때문 아니겠습니까...
  • 커터 2014/10/08 18:46 #

    말씀하신대로 가능한 민간과 가깝게 바꾸는 식으로 계속해서 정책이 나올 거 같습니다.
    은퇴하는 사람들로 인해 올해처럼 세금을 더 걷어보려 다양한 시도를 해도 세수는 앞으로 쭉 감소할 테니까요.
  • 킹오파 2014/10/08 23:57 #

    경찰관, 소방관, 군인 처럼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며 나이 차기 전에 계급이 안 올라가면 자동 퇴직 되는 직종도 아니고 공무원이 저런 말을 하다니 개 어이 없네여.

    이해당사자가 아닌 내 입장에서는 경찰관, 소방관, 군인은 연금 개혁 안하고 세금으로 노후를 편안히 보내도 그럴 자격이 있다고 보는데 공무원과 교사 집단은 전혀 아님.

    닥치고 니 들도 국민연금과 통합해라. 퇴직금과 월급은 현실화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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